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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잘 알고 있지만 전혀 알지 못하는
2022
백형로

<아주 잘 알고 있지만 전혀 알지 못하는>은 삶이 반복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삶은 늘 크고 작은 반복처럼 느껴졌고, 매번 같은 듯 다르게 반복되는 그 안의 작은 차이에 대해 항상 고민했다. 그 차이를 포착하는 일은 중요 하게 느껴졌다. 이러한 삶과 반복에 대한 개인적인 사유를 다양한 사람들의 입을 빌려 이야기하고 싶다는 마음에 각본을 쓰고 짧은 영화를 만들었다.
이러한 주제를 바탕으로, 영화 속 이림, 현하, 태주는 인생과 반복에 대한 이야기를 수집하는 우연에게 자신들 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림은 물에 빠지기를 반복하면서도 계속해서 물에 걸어 들어가는 한 소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소년의 이야기는 계속해서 반복의 순간을 마주하는 마음가짐에 대한 은유처럼 보인다. 현하는 자신이 생 각하는 삶과 반복에 관한 사진을 보여주며 살아가는 것은 매번 같은 지점으로 회귀하는 원운동이 아닌 약간의 차이 를 지닌 선운동과 같다고 이야기한다. 태주는 오랜 세월 편지를 주고받은 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렇듯 세 사람은 인생과 반복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들의 이야기는 끝없어 보이는 반복 안에서 조금씩 다르게 풀어지는 차이를 말한다.
영화는 우연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 반면 이림, 현하, 태주의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보여주고, 그들이 말하는 내내 그들의 얼굴과 손짓을 비춘다. 중요한 것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 그리고 삶과 반복에 대한 그들의 이야기이 기 때문이다. 우연은 얼굴도 제대로 등장하지 않고 대사는 툭툭 잘려 생략된다. 이야기를 듣고 기록하는 기능으로 만 존재하기 위해 우연이 내어준 자리에 세 사람의 이야기는 반복의 마음가짐, 운동성, 중단되고 새로 시작되는 반 복 등 다양한 갈래로 이어지고, 결국 반복 안의 차이에 대한 이야기에 다다른다. <아주 잘 알고 있지만 전혀 알지 못하는>은 반복해서 살아가고, 그 반복들을 인식하고 사유하며, 잘 알고 있지만 전혀 알지 못하는 반복 속 차이에 대한 이야기를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