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tasy Is Part of Reality
2022
고현정
이 작업은 사물 속 잠들어있는 잠재성에 관한 작업이다 나는 이 작업을 통해 우리 주변을 둘러 싸고 있는 사물들의 물성들을 섬세하게 관찰하고 탐구한다.
이 과정 속 사물이 가지고 있는 본래의 의미들과 특정한 이미지들을 뒤섞으며 보는 이들에게 또한 새로운 시선을 선사하고자 한다.
프로젝트의 타이틀인
우리는 환상(Fantasy)과 현실(Reality)을 전혀 다른 두 가지의 개념으로 간주하지만 사실 우리의 모든 판타지는 결국 현실에 일부라는 사실을 벗어날 수 없다.
이렇듯 나에게 세상의 모든 이분법(천사와 악마, 밝음과 어둠, 의식과 육감, 사랑과 증오, 죽음과 삶), 평행을 달리는 듯한 양극단의 것들은 사실을 무엇보다 서로에게 연결되어 있는 존재로 느껴졌다.
마치 하나의 동전의 양쪽 면처럼, 서로 결코 맞닿을 수는 없지만 결국 두 면 모두가 존재할 때 하나의 동전이라는 사실을 벗어날 수 없듯이 말이다.
나는 이러한 아이러니를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사물들에게서도 발견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내가 이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만든 사진인 나이프와 날개 사진에서 모든 사람들은 칼을 떠올릴 때 강하고 잔인한 이미지들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나는 나이프들에게서 부러지기 쉽고 연약하고 아름다운 새의 날개를 볼 수 있었다.
이렇듯 나는 이 작업에서 새로운 시선으로 물건들을 관찰하고 충돌되는 물성을 엮어 하나의 이미지를 통해 보여준다.
이를 통해 모든 대립과 양극단은 그저 쓰다듬는 방향에 따라 두 가지의 질감을 가진 하나의 벨벳처럼 단순히 각자의 일면으로 간주할 수 있음을 말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