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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소
2022
강지훈


나의 옛 동네엔 초소가 있었다. 그 곳엔 근무하는 경비가 있었다. 그들은 자신의 근무지인 초소가 곧 그들의 거주지였다.
일과 휴식이 공존하는 특이한 장소였다. 그들은 자신의 공간을 자신들의 취향대로 꾸몄다.
누군가는 라디오를, 누군가는 티비를, 누군가는 책들을 가져다 놓았고, 그곳에서 생활과 근무를 동시에 진행하며 제각기 기이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동네의 무리에 속하지 못하였다. 그렇다고 이방인이 될 수도 없었다.
무리는 그들을 필요로 하였고, 그들은 무리를 위해 모든 시간을 쏟아 부었다.
그렇기에 그들의 안식처인 초소는 하나의 동네가 되어갔다.
경비들의 동네는 작고 초라하여 너무나 쉽게 사라져갔다. 심지어 기억 속에 남기도 힘들었다.
그럼에도 그들의 동네 (초소)는 유령이 되어 동네를 지키고 있었다.
재건축이 진행되어가는 아파트 단지의 초소들을 찾아다녔다.
단지의 초소들 중 몇 개는 죽은 초소(더이상 사용하지 않는 초소)들이었다.
죽은 초소들의 주변을 청소하고 그 위에 흰 천을 씌우고 조명을 켜는 행위를 통해 죽은 초소들의 존재를 다시 알리고 그들은 아직까지 동네를 지키고 있음을 환기시키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