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신호가 디지털 신호로 변환되어 결국 인공지능에 도달하는 것을 보면 '사람 같다!'는 것을 느낀다. 아날로그 신호가 디지털로, 디지털 기반 데이터가 인공지능으로 발전하는 흐름은 인간이 자 극을 처리하는 과정과 유사하다. 아날로그 신호가 0과 1과 같은 이산 신호로 전환된 것을 디지털이라 고 하는 것처럼 인간도 자극을 받으면 이를 전기적 신호로 변환시켜 뇌로 전달하기 때문이다. 이 과 정이 바로 감각이다.
나는 감각 기관 중 피부에 해당하는 발이 가장 흥미롭다. 불편한 상대에겐 발을 꼭꼭 숨기면서 친밀 한 상대에겐 거리낌 없이 드러낸다. 발등에 하는 키스는 신성하다면서 발로 보내는 시그널은 외설적 이라 한다. 평소엔 조용하다가 저릴 때만큼은 열렬히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이처럼 발은 양면성을 가진다.
이 흥미로운 소재로 나는 인간과 디지털의 관계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사람이 사람을 본떠 만든 것이 인공지능이지만, 인공지능이 도리어 인류를 위협할까 걱정하는 모습에 나는 괴리감을 느꼈고, 그 괴리감을 피부 감각 기관의 모양을 띤 오브제가 아두이노를 통해 자극을 처리하는 매커니즘, 그리고 인공지능으로 만든 영상으로 나타냈다.
감각의 탄생을 상징하는 케이크를 시작으로 발이 자극을 수용하여 감각으로 처리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나는 당신이 미세한 신호의 최종 형태를 상상하며 디지털 세계와 인체 내부의 세계를 호환하는 이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마음껏 향유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