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 Kang Minje

 
 
 
 
HD OR DH
2023
김유림


아날로그 신호가 디지털 신호로 변환되어 결국 인공지능에 도달하는 것을 보면 '사람 같다!'는 것을 느낀다. 아날로그 신호가 디지털로, 디지털 기반 데이터가 인공지능으로 발전하는 흐름은 인간이 자 극을 처리하는 과정과 유사하다. 아날로그 신호가 0과 1과 같은 이산 신호로 전환된 것을 디지털이라 고 하는 것처럼 인간도 자극을 받으면 이를 전기적 신호로 변환시켜 뇌로 전달하기 때문이다. 이 과 정이 바로 감각이다.
나는 감각 기관 중 피부에 해당하는 발이 가장 흥미롭다. 불편한 상대에겐 발을 꼭꼭 숨기면서 친밀 한 상대에겐 거리낌 없이 드러낸다. 발등에 하는 키스는 신성하다면서 발로 보내는 시그널은 외설적 이라 한다. 평소엔 조용하다가 저릴 때만큼은 열렬히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이처럼 발은 양면성을 가진다.
이 흥미로운 소재로 나는 인간과 디지털의 관계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사람이 사람을 본떠 만든 것이 인공지능이지만, 인공지능이 도리어 인류를 위협할까 걱정하는 모습에 나는 괴리감을 느꼈고, 그 괴리감을 피부 감각 기관의 모양을 띤 오브제가 아두이노를 통해 자극을 처리하는 매커니즘, 그리고 인공지능으로 만든 영상으로 나타냈다.
감각의 탄생을 상징하는 케이크를 시작으로 발이 자극을 수용하여 감각으로 처리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나는 당신이 미세한 신호의 최종 형태를 상상하며 디지털 세계와 인체 내부의 세계를 호환하는 이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마음껏 향유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