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잠(沈潛)
2022
이채림
사람들에게는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현실세계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고유의 내면세계가 있다.
내면세계는 사람마다 각기 다른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드러나지 않은 상처를 치유하고 회복해야 현실세계를 살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각자의 내면세계를 이해하는 일은 모두에게 중요하다.
나의 내면세계는 매일같이 감정이 일렁이고, 끊임없는 과제가 밀려오는 바다 같다. 이루고자 하 는 목표와 의도치 않은 짐들은 내게 돌덩어리처럼 다가와, 나를 물속 깊이 가라앉힌다. 이 돌들이 버겁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다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이를 다듬고 다듬어 마침내 소화한다. 돌 덩어리들은 그렇게 점차 모래가 되어간다.
마음속 가상공간인 나만의 '방'을 제작했다. 비치는 천으로 둘러싼 프레임 안에는 스티로폼으로 만든 바위와 지점토로 빚은 몽돌들이 모니터 주변에 놓여있다. 모니터에서 재생되고 있는 흔들리 고 희미한 영상은, 뚜렷하게 알 수 없는 나의 마음을 투영한다. 가장 개인적인 공간으로 관객들을 초대하여, 나의 내면을 공유하고 공감의 시간을 갖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