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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가족
2023
이진희

올해 초, 나는 20년 동안 나를 찾아오지 않았던 상상 속의 아버지를 찾아갔다. 그는 내게 영화 주인공이 되고 싶다고 말했고, 나는 8개월간 아버지 '이영일'의 다큐멘터리를 촬영하였다. 함께 시간을 보내며 나는 그의 변명을 가만히 들어보기도 하고, 그로부터 도망치기도 하였다. 그런 과정 속에서 어느덧 나는 '이영일'이라는 연약한 한 사람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다. 이는 내가 더 이상 아버지를 쉽게 미워할 수 없게 됨을 의미하기도 했다.
이해에서 사랑으로 나아가기 전, 초입에서 간직했던 나의 어린 마음들을 고백하고 싶었다. 나는 다큐멘터리 촬영본을 활용한 작업 <이상가족>을 통해 아버지를 죽도록 미워하면서도 긍휼히 사랑할 수밖에 없는 마음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고백은 꽤 오랜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는, 내게 오지 않았던 아버지로부터의 독립 선언이다.
나는 아버지를 사랑합니다.
그러다가 작은 가시에 목이 막혀 눈물이 맺히는 순간, 아버지를 다신 사랑하지 않기로 합니다.
다시 아버지를 사랑하기로 합니다.
그러나 당신의 가시에 찔려 눈물이 맺히는 순간, 아버지를 다신 사랑하지 않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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