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 Kang Minj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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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이승호

최근 몇년 동안 나는 시간을 의미없이 낭비하는 쳇바퀴 속에 있는 것 같았다. 하루종일 많은 시간을 짧고 자극적인 영상들을 새로고침하는 것에 허비했고, SNS 속의 수많은 이미지와 게시글 사이를 헤집고 다녔다. 오랫동안 앉아서 무언가에 집중하는 것은 점점 어려워졌다. 주변인을 만나면 대화의 주제로는 어떠한 알고리즘에 의해 우리 모두가 SNS로 접하게 된 것이 튀어나왔다. 나는 마침내 어떠한 것에도 내가 직접 생각한 의견을 가지지 않게 되었다. 어제와, 그저께, 또 이번주에 내가 어떤 하루를 보냈는지 명확하게 떠오르지 않아 달력을 보았다. 벌써 일년 중에 꽤 많은 달이 지나갔다는 것에 놀랐다. 그제서야 나는 어떠한 것도 발전하거나, 이룬 것이 없는 채로 한 계절을 보내버렸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달력의 숫자가 매일 바뀌는 것을 우리는 은연 중에 확인하지만, 그 숫자들은 지나치게 간결 하고 명료해서 오늘이 더 이상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이 체감되지 않는다. 나는 이번 작업에서 외부에서 주입되는 정보에 휩쓸려 다니지 않고, 멈춰 서서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 인지 생각하며 살아가고 싶은 나의 감정을 표현하고 싶었다.
카메라는 나와 나의 방을 비춘다. 나는 강낭콩과 파리지옥을 한 화분에 심어놓고 그것이 자라나는 동안 랩으로 나의 몸을 감았다. 발부터 시작해서 목 아래까지, 30cm 폭에 100m 길이의 랩 하나를 다 쓸 때까지 몸을 포장했다. 랩 하나를 다 감고나면 가위로 그것을 자르고 나왔고, 허물처럼 벗어진 랩을 창문에 테이프로 붙였다.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나는 강낭콩이 자라나 파리지옥의 감각모에 도달할 때까지 그 행위를 지속했다. 파리지옥의 감각모에 강낭콩이 닿으면 파리지옥은 두 잎을 닫아 강낭콩을 물게 되고, 내가 랩으로 나를 싸는 것도 끝나게 된다. 잠깐 한 눈 팔면 금세 자라있는 강낭콩은 지속적인 시간의 흐름을 나타낸다. 파리지옥이 강낭콩을 물게 되면, 강낭콩과 파리지옥 둘 다 시들어 죽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