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 Kang Minje

 
 
 
 
 

모음
2023
신수와

공간 이곳저곳을 누비는 미화원이 소리를 내는 일은 없었다. 문득 휴게실 문틈 사이로 들려온 목소리. 낯설 만큼 평범했다. 유니폼에 가려져온 목소리들을 더 듣고 싶었다.
시는 마음 속에 떠오르는 느낌과 소리를 언어로 압축하여 담고있다. 주변을 날카롭게 인식하고 섬세하게 공간을 다루는 시는 청소행위와 맞닿아 있다 생각한다. 시와 미화는 어질러져 있는 것들을 정리하고, 복잡한 것을 간결하게 만드는 작업을 한다. 궁극적으로 각각 아름다운 언어적 공간과 아름다운 물리적 공간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나는 '소리'와 관련된 시를 선정하여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직접 전달했고, 그녀들은 점점 새로운 시를 기다렸다.
그런 후 가장 마음에 드는 시를 고르도록 요청했고, 평소에 가장 신경 쓰며 청소하던 공간에서 그 시를 소리 내어 읽는 모습을 녹음하고 촬영했다. 그 날 그녀들의 미화 도구는 목소리였다.
사진 속에선 미화원의 목소리가 희미하지만 청명하게 들려 온다. 가까이 귀를 가져다 대면, 미화원마다 다른 스카프와 액세서리가 눈에 들어오고 그녀들의 목소리에 담긴 높낮이와 박자를 느낄 수 있다. 평소 목소리와 시를 읽는 목소리가 다른 분도 있다. 버벅거렸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읽어 나가기도 했으며, 다시 고쳐 읽기도 했다. 시의 어느 구절이 좋으면 반복해 읽기도 했다.
아름답게 하고 있다. 미화원은 그녀의 일을 할 뿐이다.